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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치언이 위언의 오류임을 논하며ㅡ언무언에 대한 장자학파의 이론 설계와 실천

창썬(常森)

번역 : 이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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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번역은 역자의 지도교수인 창썬(常森)의 최근 연구들을 더듬어보는 과정에서 비롯됐다원저자 창썬은 현재 베이징대학(北京大學)의 중문과 교수이며 주로 선진양한시기 중국의 고대 문학과 제자백가 사상을 연구하고 있다번역한 논문 또한 제자백가의 대표적 인물인 장자(莊子)를 다룬다역자는 이 글이장자(莊子)의 사상을 더 깊이더 바르게 읽도록 돕는 하나의 마중물이 되리라 기대한다.

 

 

  사상의 내용은 그 사상을 전달하는 언어 형식과 무관하지 않다조금 과장하여 말하자면형식이 내용을 가름하며 결정한다같은 말일지라도 전하는 이의 언어 습관과 전달 형식에 따라 그 내용의 결은 사뭇 달라지게 마련이다형식과 구조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자(莊子)라는 텍스트와 그 사상을 이해함에 있어서도 이는 예외가 아니다장자를 접해본 독자라면 우언(寓言)과 중언(重言그리고 치언(巵言)의 세 가지 말에 대해 기억할 것이다이 세 가지 말은 장자와 그 후학들이 그들의 사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활용한 말하기 방식이다이미 장자(莊子)의 우언(寓言)과 천하(天下)』 두 편에서 밝히고 있듯이장자(莊子)의 대부분은 사물과 인물에 가탁한 우언이 주를 이룬다그 뒤를 중언과 치언의 말하기 방식이 잇고 있지만이에 대해서는 이론만 분분할 뿐 아직까지 정설이 없는 실정이다.

 

 

  저자는 중언과 치언에 대한 전통적 이해를 지양하고이 두 가지 말하기 방식에 대한 다시 읽기를 주문한다우선 중언을 권위자나 노인의 말로 이해하던 기존의 풀이 대신저자는 중언을 우언에 대한 반복과 변주로 본다저자의 주장에 따르면중언이란 다시 하는 말’, 혹은 거듭하는 말’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이는 구체적으로 장자(莊子)안의 유사한 우언들이 반복 나열돼 있다는 실례를 통해서도 증명된다다음으로 저자는 치언을 위언으로 고쳐 읽을 것을 주장한다저자의 분석에 따르면치언(巵言)과 위언(危言)의 자형이 유사한 까닭에 필사자의 오기가 발생했으며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독자들은 그저 오기된 그대로의 오독을 반복했다는 것이다치언을 억지로 풀고자 했던 옛 주석가들은 이를 앞뒤가 맞지 않는 말’, ‘술에 취한 말’ 정도로 옮기고 있다하지만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위언(危言즉 치언으로 오독되어왔던)은 바르고 직설적인 말을 가리킨다.

 

 

  우언(중언을 포함)과 위언은 두 가지 대조적인 말하기 방식이다전자가 다른 대상에 가탁하여 뜻을 펼치는 간접적 말하기라면후자는 제삼자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하는 직설적 말하기이다구체적 언어 행위를 수행하는 과정에서장자와 그 후학들은 직설적 말하기 방식이 가진 한계를 절감했다즉 곧이곧대로 말해선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그리고 이는 왜 장자(莊子)가 대부분 우언으로 이루어져 있는지와 무관하지 않다.

 

 

  『장자(莊子)는 우언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위언의 기능 또한 무시하지 않았다그저 허황된 이야기로 흐를 것만 같은장자(莊子)의 우언을 두고위언은 그 우언이 지향하는 본의를 파악하게 돕는다요컨대 우언과 중언 그리고 치언은 각각 분리되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장자(莊子)의 전체 텍스트 안에서 하나의 조화를 이룬다저자는 이를 다시 언무언(言無言)’ , ‘말하면서도 말하지 않는’ 독특한 화용론적 경지로 이해한다.

첨부파일 : 장자의 치언이 위언의 오류임을 논하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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